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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립고궁박물관 정원에서 만난 북관대첩비

경복궁역 불로문

 

연휴에 집콕만 하는 게 아쉬워 나들이 겸해서 경복궁역 가볼 만한 곳,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는 길이다. 보통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접근하는 게 편하다. 경복궁역 5번 출구로 나가자면 만나게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위 사진 속의 불로문이다. 이 길로 지나면 덕분에 좀 젊어지려나? 

 

 

아뿔싸~ 박물관이 아직은 휴관중이란 엄청난 사실! 이웃해 있는 경복궁도 대문이 콱~ 막혀있다. 이럴 때도 있는 게 현실이고 또 그것이 일상이다. 하는 수 없이 서촌에라도 들릴까 싶어 박물관 우측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눈앞으로 뭔가가 들어온다. 우연한 만남이자 새로운 발견이다. 웬 비석?  

 

북관대첩비

 

이리 넓은 들판에 떡하니 (실은 약간은 생뚱맞게) 서있는 비석의 정체가 또 그 비문의 사연이 궁금해진다. 비석의 뒤로는 휴일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다들 이 비문을 스쳐지나 갔을까?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 일단 가까이 다가가 본다. 내 한자실력으론 읽을 수가 없는 지경. 그러나 이내 궁금증이 풀린다. 잘 준비되어 있는 안내판 해설 때문이다. 

 

 

북관대첩비의 사연일랑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임진왜란 당시 정문부(1565~1624) 선생이 의병을 일으켜서, 함경도 길주와 백탑교 등지에서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이끄는 왜군을 격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승전비이다. 선생이 돌아가신지 85년 뒤인 1709년, 함경도 북평사 최창대(1669~1720)가 글을 짓고 건립하였다." 

그런데 안내판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 기구한 사연 아닌가? "러일전쟁(1904~1905) 때 이 지역에 주둔한 일본군 소장(이케다 마사스케)이 비석의 내용을 확인하곤 비석을 뽑아 일본으로 보내버렸다. 그 후 일본 황실에서 보관하던 이 비석은 일본의 전 총리 아베 때문에 우리 국민도 대부분 들어본 바 있는 야스쿠니 신사로 옮겨졌다.

세월이 흘러 1978년, 동경에 있던 최서면 선생이 이러한 사실을 알게되었고 이후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줄기찬 반환 노력으로 드디어 지난 2005년 10월 20일에 국내로 반환되었다."    

 

 

"일본에서 반환된 북관대첩비는 남북 협의에 따라 2006년 3월 1일 북한에 인도되어 원소재지인 함경북도 김책시에 복원되었으며, 이곳의 비는 그 복제비로 지난 2006년 4월 25일에 세운 것이다." 

 

무려 100년만의 귀환! 늦었지만 그러나 제자리로 돌아간 셈이다. 

 

 

추석 연휴의 끝자락~

비록 마스크는 하고 있지만 삼삼오오 시민들의 몸짓에선 여유와 휴식이 느껴진다. 일상에서 만나는 소중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세상 풍경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이 아닐까?

경복궁역 가볼 만한 곳, 국립고궁박물관 정원에서 우연히 만난 정문부 선생의 승전 기념비, 북관대첩비!

그 100년 만의 귀환도 세상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