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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어쩌면 미치고 환장할 상황일 수도 있다. "원서를 쓰려는데 막상 적성에 맞는 학과를 모르겠다면?", "졸업반인데 취업을 해야 할지 대학원엘 가야 할지 아니면 창업 대열에 나서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면?", "입사 5년 차인데 상사도 그렇고 맡고 있는 업무도 영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고 나한테 딱 어울리는 그런 직장(일) 없을까?", "6개월 후면 은퇴할 시점인데 앞으로 뭘 하고 살면 좋을까?"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생리적 욕구이던 사회적 욕구이던 분명 원하는 그 어떤 것인가를 하고 싶어한다. 계획을 세우고, 돈을 지불하고 또 시간과 정성까지 들이는 이유이다. 그런데 무얼 먹고 싶은 지, 어떤 옷을 입고 싶은지 혹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도통 뒤죽박죽이라면

 

책 표지

 

"이제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때로는 직접적인 조언보다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위로가 더 크게 와 닿는다는 것, 그저 내 마음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하루하루 뭐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문득 생활의 지혜랄까 삶의 통찰을 터득한 느낌이다. 저자인 전승환 작가가 책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듯한 그래서 더 와 닿는 대목에 이끌려 표지를 넘기고 목차를 훑어본다. 다른 책에선 흔하지 않은 방식이다.     

 

 

당신의 이야기에 취하는 밤. "우리 차 한잔할까요. 세상의 추위에 차갑게 얼어붙은 당신에게 마음을 담아 따뜻한 차 한잔 드리겠습니다." 뜨겁던 여름을 잘 버텨냈다며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즈음이다. 그러나 이도 곧 아스팔트조차 얼어붙게 만드는 혹한의 바람으로 우릴 덮쳐올 것이다. 갈 곳도 정해지지 않는 막막한 상황에서라면 누군가 건네는 차 한잔의 위로는 너무나 인간적일 것이다.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하면 불행해진다. 해결 못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역시 불행해진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문제 밖에 자리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행복하려면 우리는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행복은 일종의 행동이며 활동이다.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크 맨슨의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인용한 이 대목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그 모든 일에 신경을 꺼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일에 집중하고 나머진 신경을 꺼자는 말이다. 불 필요한 걱정일랑 일단 제쳐 두고 꼭 필요한 걱정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지금 여기의 시간.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내 서랍 속엔 쓸모없는 낙서와 먼지, 내가 만든 근심들만 수북이 쌓여 있다."와 같은 상태를 맞이하고픈 이는 없을 것이다. 이왕이면 "어둠조차 설렘으로 빛나던" 추억이 몽글몽글 살아 숨 쉬는 오늘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문제는 해결하고 끝낼 일이겠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꿈꾸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로 성공하고 싶다면, 그 바람을 행동으로 옮기면,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 꿈은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다. 비록 가는 길이 험난하고 때론 넘어져 다칠 수도 있지만, 인생에서의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김혜남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누구나 절망할 법한 상황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두려워 말고 자신의 꿈을 꾸라는 어떻게 보면 뻔한 메시지같다. 그러나 나이 겨우 마흔셋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진료하며, 책을 쓰고, 강의를 하며 20여 년을 살아온 김혜남 작가의 스토리에서 우린 과연 무엇을 읽어야 하나? 

장무상망.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안다." 유배지에서의 삶이란 어떠했을까? 함부로 어딜 나갈 수도 없고 맘대로 누구와 만날 수도 없고 먹는 것 입는 것 모든 게 곤궁했을 것이다. 또 찾아주는 이도 없으니 그야말로 적막강산에 나 홀로 버려진 심사가 아니었을까? 그런 추사 김정희에겐 이상적이란 제자가 있었다. 힘들 때 필요할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듯 추사가 힘겨운 처지에 있을 때도 잊지 않고 스승에 대한 예유를 다한 제자가 무척이나 고마웠을 것이다. 국보 '세한도'에 얽힌 추사와 이상적의 이야기를 다룬 본문의 내용을 아래에 모셔왔다. 잠시 정독할만한, 가슴 따뜻한 사연 이질 않은가?   

 

 

본문에 수록된 내용 중에는 저자 자신의 사례도 있지만 직접 접했던 많은 '인생의 문장들'이 나오는데 책 말미에 그 원전을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출처가 궁금한 분들께 친절한 안내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영감을 주었던 많은 작가들에게 감사의 표현도 잊지 않고 있다. 용기를 얻었다고도 한다.

책을 준비하면서 "행복했다'니 정말 부럽지 않은가? 

 

 

"나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라며 스스로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한 번쯤 이런 의문에 휩싸인 적 있다면 전승환 작가의 책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와 친해져 보면 어떨까? 마침 사색하고 명상에 빠지기도 좋은 '책친'의 계절 아닌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내 마음을 알아주는 한 문장이다."

전승환 작가의 따뜻한 한 마디에 마음의 문을 열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