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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언택트시대 흥미로운 불상기행 서산마애여래삼존상을 찾아서

서산 마애 삼존불상(마애여래 삼존상)은 흔히 '백제의 미소'로 이름나 있다. 둥글고 넓으면서도 생동감이 넘치고 때로는 귀엽기까지 한 얼굴에 가득하니 머금고 있는 미소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정말 흔치 않은 불상이다. 무릇 불상의 모습이란 또 시대를 반영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 당시 백제인들은 무엇을 담고 싶었을까? 어떠한 심정으로 이 천진난만하고 온화한 그러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마애불을 완성하였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코로나 일상에 갑갑한 요즈음~ 비대면 비접촉의 언택트 시대를 무료하지 않게 보내는 방법? 잃어버린 왕국, 백제의 찬란한 미소가 흘러넘치는 서산으로 달려가 본다. 

불상이란 열반한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인데, 불교가 처음 전파되던 시기에는 불상없이 탑이나 금강좌(보리수나무 아래 부처가 도를 닦을 때 앉은자리)와 같은 상징물이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탑'이란 고대 인도에서 '부처의 유골인 사리를 봉안하려고 만든 건축물(스투파)'에서 시작되었는데, 부처가 열반 후 화장을 했는데 그때 몸에서 나온 사리를 인도 각지에서 탑을 세우고 봉안함으로써 마치 생전의 부처처럼 모시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시점은 삼국시대로 알려져 있는데 이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수많은 불상들이 만들어져 왔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수많은 불상들이 자세히 보면 각양각색의 표정과 자세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속엔 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흥미로운 여행이 아닐 수 없겠다. 

먼저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세상에 알려진 건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지난 1958년 경 문화재 현장조사 도중 한 나무꾼이 "인 바위라는 곳에 옛날 힘이 센 장사가 부처님을 만들었다"란 말을 전해 듣고 찾아가 보니 깊은 산중에 마애여래 삼존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암벽에 새긴 부처님, 서산 마애 삼존불상(관리사무소 안내판엔 마애여래삼존상으로 표기)은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가야산 계곡에 위치한 백제시대의 예술품이다. 삼존상이니 부처님 세 분을 모셨다는 의미이겠지? 맞다. 중앙엔 현세불을 의미하는 석가여래, 좌측(바라보는 기준)엔 과거불을 의미하는 제화갈라보살의 입상(서있는 불상)이 있고 우측엔 미래불을 의미하는 미륵반가사유상(오른 다리를 왼다리 위로 걸치고 생각에 잠긴 모습의 불상)이 '삼세불'로 조각되어 있는 형식이다. 이는 법화경의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6세기경 중국의 불교문화가 서해바다를 건너 태안반도에 당도해서 백제의 도읍지 부여로 가던 길목에 해당되는 곳이 바로 서산 운산면 일대이다. 높이 2.8미터의 거대한 불상으로 약 1,400여 년의 세월을 인내해 오며 오늘날에도 방긋방긋한 미소를 보여주고 있으니 실로 경이롭지 않은가? 

말없이 말하다. 석가여래의 모습을 찬찬히 올려다보자니 머리 주변의 둥그런 빛 광배와 두 손의 모습 그리고 입고 있는 옷에도 눈길이 간다. 무언가 말씀이라도 전하고 계신 것 아닌가? 불상의 머리 뒤로 마치 불꽃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둥근 원판을 광배라 하는데 불상의 장엄함이나 신성함을 표현한 것이다. 오른손을 위로 올려 손바닥이 보이게 하고 있는 모습은 '두려워하지 말라'란 뜻이고, 왼손은 아래로 내려 손바닥이 보이게 하는데 이는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란 뜻이다. 옷이 부처님의 양 어깨를 다 감싸고 있는 것은 통견 형식, 한쪽만을 덮고 있는 모습은 편단 우견 형식이라 부른다(용어가 좀 어렵다). 아무튼 6~7세기 당시에 용현리 마애 삼존불상은 흔한 형식이었으나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처럼 입상과 반가의 보살이 함께 조각되어 있는 형식은 고구려, 신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드문 백제의 독특한 형식이라고 전해진다.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상

서산이 서해바다를 끼고 있으니 지리적 측면에서는 혹 뱃길의 안녕함을 기원하기 위한 백제인들의 절박한 희망이 담겨있는 건 아닐까? 아침과 오후 시시각각 변하는 햇살에 숨어있는 그 신비로운 미소를 부디 오래도록 마주하고 싶다. 입구의 주차장에서 하차 후 작은 다리를 건넌 후 몇 개의 돌계단만 오르면 마주할 수 있으니 특히 어린이들과 노약자들에겐 참 고마운 부처님 아니신가?

▶관람정보/ 연중무휴, 09:00~18:00 ▶소 재 지/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대중교통/서산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 이요(30~40분 소요) ▶광화문에서 116km, 약 2시간 소요(서해안고속도로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