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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보물 중의 보물을 간직한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사찰이건 혹은 가까운 동네의 암자이건 스님이나 신도들이 절을 할 때는 세 번씩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실 터이다. 이를 삼배라고 하는데 여기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대웅'이신 부처님께, 두 번째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법구경 같은 경전)에, 세 번째는 그 가르침을 따르고 전하는 스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담은 예를 표현하는 것이라 한다. 이 세 가지 존재(혹은 대상)를 불교에서는 불, 법, 승 즉 삼보라고 한다. 세 가지의 중요한 보물이라는 뜻이다. 삼보사찰이라고도 들어 보셨는가? 짐작하신 대로이다. 삼보사찰은 이 세 가지의 보물을 간직한 사찰을 말함이다. 경상남도 양산시의 통도사, 경남 합천시의 해인사, 전라도 순천시의 송광사가 바로 삼보사찰이다. 이중에서도 오늘은 불교의 보물 중의 보물을 간직한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를 찾았다.

영축산문(통도사입구)

양산 통도사. 이렇게 큰 산문을 들어서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영축산문'이란 현판이 내걸린 통도사 입구를 지나면서 무언가에 압도되는 기분이랄까? "그냥 이름만 불보사찰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계곡을 따라 죽 들어선 키다리 소나무 숲을 통과할 땐 "오늘 정말 제대로 왔구나?", "그래~ 사찰이란 이런 곳에 있어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산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부처님 세계에 정말 제대로 발을 들여놓은 셈이었다.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신라시대 사찰이 통도사이다. 신라 선덕 여왕 15년(646)에 자장 율사가 세웠고,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선조 34년에 중건하였고 다시 인조 19년에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통도사 자리에는 큰 연못이 있었는데 이 연못에 사는 용들을 설법으로 물리치고 그 터에 중심 전각을 지었다 전해진다. 통도사는 삼보사찰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간직하고 있어서 불보사찰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이 따로 없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으니 따로 불상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양산 통도사 무풍한송로

사찰 내 주요 문화유산으로는 대웅전(보물 제144호), 은입사동제향로(보물 제334호)를 들 수 있다. 이밖에도 관음전, 응진전, 대광명전 등의 전각이 있다. 한창 번성할 때에는 약 600여 명의 승려가 거주할 정도로 큰 사찰이었다 전해진다. '무풍 한송로'라 명명된 소나무 계곡을 지나고 다리도 건너 드디어 일주문에 당도한다.

양산 통도사 적멸보궁

적멸보궁. 일주문에서 직행해서 곧장 찾고 싶은 곳은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곳으로 통도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는 금강계단이었다. 낯선 방문자의 눈 앞에 먼저 보이는 전각은 대웅전이었다. 보통 사찰의 중심 전각은 대웅전 아닌가? 정작 금강계단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인지? 그런데 정작 특이한 점은 통도사에선 대웅전이면서 또 금강계단이면서 또 그곳이 적멸보궁이었다는 점이다. 바로 위 사진 속의 법당 내부가 그곳이다. 실제로 이곳 대웅전에 들어가면 불상은 없고 사각형으로 뚫린 창 너머로 금강계단에 봉안된 사리탑이 보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불상을 대신하여 금강계단의 사리탑을 향하여 일단 삼배의 예를 갖추어 본다. 무념무상에 빠져 세상사 시름도 잊어보고 싶다. 그러나 속세의 심사는 이리저리 날뛰고 만다. 흉내는 한순간이었다. "그래~ 해탈이 그리 쉬운 일이던가?".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

통도사 금강계단. 사진 속 대웅전 전각엔 적멸보궁이라 쓰여진 현판(정면에서 보면 금강계단으로 표시된 현판이 있다)이 보이는데, 앞서 언급했듯 부처님 불상을 대신해서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곳이란 의미이다. 적멸보궁이란 개념도 장소도 처음이었던 입장에선 참 신기한 대목이었다. 한편 신라의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직접 가지고 온 불사리를 세 곳에 나누어서 경주 황룡사탑, 울산 태화사 탑 그리고 이곳 통도사 금강계단에 봉안(보관)하였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계단'이라 함은 스님들이 계를 받는 곳으로 돌로 쌓은 단을 말함이다. "부처님이시여~ 바라옵건대 고3 아들이 이번 수능에 꼭 붙을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내려주소서".   

양산 통도사 봉발탑

통도사 봉발탑. 부처의 제자인 가섭존자가 석가여래의 발우와 가사를 가지고 미륵불을 기다린다는 교리에 따라 만든 상징물이 통도사 봉발탑이다. 통도사 경내 용화전 앞에 세워져 있는 고려시대의 석조 유물인데, 보물 제471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조에서 물 한 잔 들이키다 발견하고선 그 특이한 모습에 한 발 다가서 본다. 한편 스님들이 아침저녁 예불을 올릴 때 종각에 가서 치는 네 가지 악기가 있다. 우주의 모든 중생의 영혼을 제도할 뿐만 아니라 지옥에 빠진 중생도 구제한다는 범종, 가축과 동물을 비롯에 땅 위에 사는 모든 중생들에게 불법을 널리 전하여 해탈에 이르게 한다는 법고, 물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는 목어(나무로 만든 물고기 모양으로 내부를 파내고 막대를 사용하여 소리를 낸다) 그리고 공중을 나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구제한다는 운 판(구름 모양의 철판, 청동판)이 그것인데, 이름하여 불전사물이다. 그 규모를 떠나 대부분의 사찰에선 종각(혹은 범종루)에 불전사물을 갖추고 있으니 한 번 쯤 직접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보물 중의 보물을 간직한 양산 통도사! 이번 방문을 통하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는 적멸보궁과 금강계단의 불보사찰이란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입구에서 또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걸어가면서 천년 고찰의 장엄함도 느껴보았고 또 부처님도 친견한 셈 이질 않은가? 유규한 역사를 통해서 현존하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선 보람도 있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날의 감동을 널리 전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