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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오래 전 목조 건물을 찾아서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부석사 무량수전일까? 아니면 봉정사 극락전일까? 물론 어느 쪽이 더 오래되었는지가 중요해서 던진 물음은 결코 아니다. 조상들이 남긴 오래전 건축물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소중한 유산일 것이다. 오늘은 유규한 역사 속에서도 현존하고 있는 찬란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다. 유명한 관광지나 복잡한 도심이 아니라 조용한 산속에 위치하고 있어 마침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여행 목적지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 시국의 요즈음은 일단 국민 개개인이 절제하고 조심하는 태도가 중요하지 싶다. 오래된 그곳으로 찾아가 보도록 한다.

봉정사 극락전

'봉황이 머무르는 절'. 경상북도 안동시 천등산에는 통일 신라 시대 사찰 봉정사가 있다. 문무왕 12년인 672년에 지어졌으나 창건 이후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경내에는 대웅전, 극락전, 고금당, 화엄강당, 무량해회, 공덕당, 만세루 등의 건물과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인 3층 석탑이 있다. 대웅전은 보물 제55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봉정사에는 선조 임금이 쓴 '독포 도덕'이라는 현판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늘 답사 포인트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위 사진 속의 건물, '극락전'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실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것이다. 고려 말에 완성된 것으로 통일 신라 시대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국보 제15호로 지정되어 있는 봉정사 극락전! 바로 앞에 있는 3층 석탑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이다. 지난 1972년 9월, 극락전 해체 및 보수 공사를 하면서 발견한 1625년(인조 3년) 기록에 따르면, 1368년에 지붕을 수리했다고 한다. 대개 건물의 지붕을 수리하는 시기는 창건 후 100~150년이 지난 뒤이므로 극락전은 13세기 무렵의 건물로 짐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극락전의 지붕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지붕인 맞배지붕 형식(건물 앞과 뒤만 지붕을 씌운 형태)을 갖췄으며, 건물 기둥과 지붕 중간을 지탱하는 공포가 모두 기둥 중심 위에만 있는 양식 즉, 주심포 양식을 취하고 있다. 참고로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얹는 다포 양식에 비해 소박하고 단순한 맛이 있다. 건물의 규모는 정면이 세 칸, 측면이 네 칸인 단층 건물로 통일 신라 시대의 건축 양식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봉정사 극락전의 앞쪽은 잘 다듬어진 돌로 단을 쌓고 그 위에 주춧돌을 세우고 그 주춧돌 위에 배흘림기둥을 세웠다. 우리가 평소에 상투적으로 쓰는 말인 '고색창연하다'란 말은 바로 이 봉정사 극락전을 앞에 두고 해야 할 말이지 싶다. 참말이다.      

봉정사 전각 배치도

일주문에서부터 오르막이 시작되던 봉정사~ 위 사진속에서처럼 주요 전각들의 배치도 비스듬히 오르막인 계단길을 좀 올라서고야 바로소 가까이 바라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대웅전과 무량 해회(사진 속 7번 전각, 종무실 겸 요사채)도 눈길을 끌었다.

배흘림기둥의 무량수전.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 부석사는 신라 시대 절이다. 676년 문무왕 16년에 의상대사(625~702)가 왕의 명을 받아지었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해져 온다. 의상 대사는 중국(당나라)을 다녀와서 <화엄경>을 근본으로 하는 화엄종을 전파한 우리나라 화엄종의 제1대 선사이다. 창건 초기에는 아주 청빈하고 검소한 절이었던 부석사는 고려시대와 조선조를 거치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졌다고 한다. 부석사의 첫인상이라면 산 중턱에 차분히 들어앉아 있어서 그런지 제법 아늑한 느낌을 주는 사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무량수전 앞에 있는 팔작지붕 안양루였다. 안양은 곧 '극락'을 말한다고 하니, 안양문은 곧 극락세계로 나아가는 문인 것이다. 따라서 무량수전은 바로 극락 세상에 자리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국보 제18호로 지정된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서 봉정사 극락전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건물이다. 그러나 건물의 규모나 구조 그리고 완성도 면에서는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직접 대하니 일반인의 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면 다섯 칸, 측면 세 칸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가 넓고 그 높이도 높아서(요즘 말로 천고가 높아서) 건물이 당당하고 안정감 있게 보였다. 맞배지붕이었던 극락전과 달리 팔작지붕으로 또 공포가 아주 치밀하게 짜여 있어 훨씬 화려한 모습이다.  무량수전은 고려시대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재현해 놓고 있다. 특이한 점이 기둥의 위아래 굵기를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으로 해서 균형미가 넘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과 부석사 무량수전! 조상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직접 대하노라니 감동과 감회가 더욱 새롭다. 절을 지으면서도 자연 속에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장엄한 부처의 세계를 오롯이 표현해 놓은 장인의 손과 발품은 100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까지 그 빛을 발휘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역시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여...".                

  • 청향 정안당 2020.08.31 00:48 신고

    늦은봄이었을까요?
    부석사 다녀왔는데 무량수전도 좋고 무량수전 앞에서 보는 탁 트인 우리나라 산맥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 golmoknam 2020.08.31 01:04

    네 맞습니다 안양루 너머로 펼쳐지는 산맥(소백산맥이겠죠?)의 능선들이 참 포근하게도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