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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설의 사찰, 개태사 부석사 상원사 이야기

우리나라의 절, 사찰엔 오랜 역사만큼 그 속에 담긴 사연도 참 많다. 사찰이 지어질 당시의 숨은 창건 내력부터 고승들의 신비한 이야기까지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 같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또한 사찰에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유산도 꽤 많은데, 거기에도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설처럼 많이 남아 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타임슬립' 영화의 판타지로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요즘 같이 오락가락 장맛비 사이로 무더위가 지속되는 한여름엔 전설 속의 사찰들을 찾아서 그 고색창연한 스토리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 나기에 분명 보탬이 되지 싶다. 오늘 포스팅은 전설 속의 사찰 방문기가 되겠다. 수많은 사찰 중에서 세 곳을 우선 추려보았는데, 다름 아닌 개태사, 상원사, 부석사이다. 나름 지역도 안배한 것임을 눈치 빠른 독자분들은 간파하셨을 터이다.

상원사 동종.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상원사에 있는 상원사 동종은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만들어진 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원래는 경상도 안동부성의 남문에 걸려 있었다. 그런데 조선조 세조가 자신의 병을 낳게 해 준 문수보살에 보은 하고자 전국의 이름난 종을 수소문하였는데, 이 종을 발견하곤 상원사에 시주를 한 것이었다. 여기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안동부성에서 이 종을 옮길 때 죽령 고개를 넘어가는데, 종이 그만 땅에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던 것이다. 종도 원래 있던 곳을 떠나기 싫었음일까? 그래서 종에 달려있는 마치 젖꼭지처럼 생긴 조각을 하나 떼어내서 안동으로 다시 돌려보냈더니 겨우 종이 다시 움직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원사 동종은 지금도 그 장식(동종의 유두) 한 개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참고로 상원사 동종에는 원래 36개의 유두가 달려 있었다. 이 유두의 역할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음향장치인 셈이다. 음통과 함께 종의 울림을 100리 밖까지나 은은하게 퍼지게 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상원사 동종 특유의 맑은 소리를 내게 하는 중요한 장치임에 틀림없다. 상원사에 가면 이 유두를 꼭 살펴봐야 하겠다. 골목남이 지금 노트북과 데스크톱 PC를 이곳저곳 열심히 뒤지고 있는데 도무지 이 동종 사진을 그만 찾을 길이 없다. 열심히 찍어서 남겨두었었는데 제대로 폴더 관리를 못한 탓이리라. 문화유산 답사여행 때 열심히 관련 사진을 찍으시는가? 그렇다면 반드시 나름의 사후관리를 하시기 바란다. 시간 잃고 소중한 기록 놓치고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석사 부석 그리고 선묘낭자. 
경상북도 영주시의 부석사는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무량수전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사찰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 의상대사가 중국에서 배워 온 화엄 사상을 펼치기 위해 조성한 절이었다. 처음 이곳에다 사찰을 지으려 하자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의상대사를 사모하여 중국에서부터 따라온 선묘 낭자가 큰 바윗돌을 들어 올려서 반대하는 사람들을 쫒아버렸다고 한다. 지금도 무량수전 뒤쪽에 글 바위가 있는데, 공중에 뜬 바위라 하여 '부석'이라 부른다(아래 사진). 부석사란 사찰 명도 바로 이 바위에서 연유했다. 선묘 낭자는 그 후 부석사를 지키기 위해 석룡으로 변해서 부석사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무량수전 뒤편 선묘각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선묘 낭자의 초상화를 볼 수가 있다. 참고해 보자.  

부석사 무량수전

개태사 철솥. 
충남 논산시에 있는 개태사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를 물리치고 후삼국을 통일한 기념으로 새운 사찰이다. 태조 왕건은 고려를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의 은혜와 자비로운 보살핌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보은의 의미로 후백제의 항복을 받은 바로 그곳에다 절을 세웠던 것이다. 개태사에는 미륵삼존불상과 5층 석탑 등이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무쇠로 만든 철솥은 당시 화려했던 개태사의 역사를 말해주는 유물인 셈이다. 지름 3미터에 높이가 1미터나 되는 이 거대한 가마솥은 태조 왕건이 내려 준 것으로, 500명의 밥을 한꺼번에 지었던 솥이라 전해진다. 또한 이 철솥은 가뭄이 심할 때 옮기면 비가 내린다 하여, 인근 농민들이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에 경성 박람회장에 전시되었다가 일본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솥에서 큰 소리가 나서 그만두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무기로 만들기 위해 이 솥을 부수려 하자, 천둥 번개가 일고 세찬 소나기가 내리면서 날이 갑자기 어두워져 모두 두려워하며 도망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철솥 테두리의 부서진 부분이 그 흔적이라고 한다.


이상에서 간단하나마 논산 개태사, 영주 부석사, 오대산 상원사를 둘러보고, 각 사찰에 전해져 오는 오랜 전설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우리의 문화유산에 담긴 정신과 의미, 또 그 시대 사람들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들려주려는 바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되돌아 보는 것은 실로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